미학은 '지각하는, 감성에 의하여 지각하는' 희랍어에서 유래한 용어입니다. 18세기 중엽 독일의 철학자 바움 가르텐의 저서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바움 가르텐은 이 개념을 통하여 당시 인간의 정신 능력 중에 가장 하위 단계로 취급받던 감성과 감각에 독자적 의미를 부여하려 시도했습니다. 당시의 객관적이고 고정적인 이성에 비해서 계속 변화되는 감성이 인간의 정신적 능력 중 가장 하위 단계라는 주장을 인정하기는 했지만, 거기에만 머무르지 않았습니다. 그는 인간의 <감성>이 개념적 인식의 불분명한 전 단계가 아니라 <지각 속에서 다양한 것을 하나로 결합시키고 다양한 표상들을 하나의 전체로 간추리는 완전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고, 이때 '미'는 감성의 완전성을 보여주는 근거로서 제시되었습니다. 바움 가르텐이 논리학에 환원시킬 수 없는 감성적 인식을 미학이라는 이름으로 철학의 체계 속으로 편입시킴으로써, 감성적 인식에 큰 의미가 부여되었고, 이에 따라 논리학과 이에 기초한 합리적 인식은 독점권을 상실하게 된 것입니다. 즉, 바움가르텐의 가장 큰 업적은 처음으로 인간의 <감성>을 학문 연구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미학은 바움가르텐에 의해 철학의 한 분과로서 18세기에 정립된 학문이며, 처음에는 인간의 감각이나 감성에 대한 연구(학술적으로 표현하자면 '감성적 지각이론')에서 시작하였고, 감각의 완전성을 보여주는 '미의 연구'로 전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미의 연구'는 '미'가 가장 직접적으로 드러날 수 있는 '예술의 영역'으로 그 범위를 넓혀갔고, 이에 따라 미학은 예술에 관한 학문으로서, 예술의 창작과 수용의 본질 및 효과, 작용, 예술작품의 법칙 등을 연구하는 분야로 확립되었습니다.
미학은 현재 다양한 예술 분야로 그 범위가 전문화되어 음악, 미술, 문학, 연극, 영화 등과 연관을 맺고 그 이론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으면, 동시에 철학적 입장에서 예술 전반의 문제를 다루는 분야로 계속 연구되고 있습니다.
오늘날 미학과 깊은 관련을 맺는 분야로는 예술학, 예술비평, 예술이론 등이 있습니다. 예술학은 미와 예술이 그 범위에 있어서 서로 다름을 강조하고, 주로 미를 대상으로 하는 미학과 구분하여 예술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분야로서, 예술의 창작, 기원, 분류, 기능 등을 다룹니다. 방법론에 있어서도 철학적, 형이상학적 방법에 의존하는 미학과는 구별되어 과학적, 경험론적 방법에 주로 의존합니다. 물론 포괄적 의미에서 예술학은 미학의 한 분야로 볼 수 있지만, 범위와 연구 방법에 있어서 전통적 미학에서 독립하려는 랑게 등에 의해 이 분야가 활성화되었습니다.
<예술비평>은 예술작품에 대해 내려지는 어떤 판단, 특히 가치판단을 실행하는 분야입니다. 이것은 예술 현상에 대한 가치평가의 계기를 포함한 점에서 예술 자체와 구별되며, 감상자나 창작가가 직접 관여하는 실천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순수한 가치 인식인 미학이나 예술학과 구별된다. 또한 예술비평은 미학 이론이나 예술사상에 근거하여 이루어지기 때문에, 미학 또는 예술학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미학이나 예술학과 예술비평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매우 다양한 견해가 있습니다. 즉 비평과 미학을 하나로 보는 견해, 미학이나 예술학을 비평에 포함시키려는 이론, 미학과 예술학의 대립 분야로서의 비평을 주장하는 견해 등이 있습니다.
더 나아가 미학은 '예술이론'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습니다. 예술이론은 각각의 시대에 예술이 무엇이었고, 어떻게 이해되었는가를 전반적으로, 그리고 다면적으로 규명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예술이론은 미의 본질이나 인간의 감성능력을 다루는 미학과 구별됩니다. 그러나 예술이론과 미학은 오랫동안 하나로 결합되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동시에 예술이론은 예술의 역사적 전개에서 보이는 법칙성이나 특수성을 연구주제로 삼는 예술사나 예술학과도 구별됩니다. 그러나 여기에도 공통적 요소가 존재합니다. 즉 예술이론은 예술 현상과 관계되는 여러 가지 학문에서 풍부한 결실을 정리하며, 또한 그 자체로 다방면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간직한 보편적인 학문의 기본 분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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