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예술 여행

바로크 시대의 음악가들

by 솔직담백한J. 2020. 5. 7.

 

바로크 시대 시립 음악가 

시립 음악가는 독일어권 도시에 있었던 독특한 직위입니다. 독일 지역은 19세기 중반까지 통일을 이루지 못했었기에 다양한 정치 체제를 가진 수많은 궁정들과 자유도시들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시립 음악가는 군주나 귀족의 통치를 받지 않는 자유도시의 시민들로 구성된 시 의회가 고용하는 음악가입니다. 이들은 작곡가, 기악 연주가, 지휘자, 음악 교사와 같은 다양한 기능을 하였고, 현대식으로 표현하자면 음악을 주 임무로 하는 공무원이었습니다. 의회가 임명한 시립 음악가 리더는 3-4명으로 구성된 밴드를 조직했습니다. 이들은 오보에, 코르넷(금관악기의 일종으로 르네상스기에 애용된 악기), 바순을 볼 수 있어야 했고, 중세 말경에는 트럼펫과, 트롬본, 그리고 종종 호른도 포함되었습니다. 르네상스 말에 이르면 현악기가 포함되었습니다. 시립 음악가는 시의 여러 분야에서 음악이 필요한 곳에 조달되었고, 교회에서 연주하는 것도 그들의 임무에 속했습니다. 시립 음악가는 교회 음악의 우위가 유지되는 체제에서는 교회 음악가보다 하위에 있었습니다. 반면에, 자신보다 낮은 신분의 음악가들이 자신의 영역을 침범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공격적으로 방어하였습니다. 시립 음악가들은 법적 고소를 할 수 있는 청구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시 의회도 기존 시립 음악가를 보호하기 위해서 새로운 연주자들과의 경쟁에서 면제해 주거나, 시민들의 결혼식과 같은 경우에 연주의 우선권을 주었습니다. 대체로 시 고용은 영구적인 성격이었기에 음악가가 계약의 규정을 위반하거나 엄격하게 강화된 중간 계급 윤리에 반하여 행동하지 않는 한 고용이 보장되었습니다.

 

때때로 시립 음악가가 궁정 음악가로 격상되기도 하였는데, 이 직위가 항상 더 나은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궁정의 음악 생활은 군주의 취향과 재정적 상태에 전적으로 의존해야 했기에 불안정했습니다. 따라서 보상이 괜찮은 경우에는 궁정 음악가가 오히려 시립 음악가가 되길 원했습니다. 텔레만과 바흐의 경우도 여기에 속합니다. 번창하는 도시에서의 시립 음악가 직책은 궁정의 직위만큼 많은 특권을 가져다주었습니다.

 

바로크 시대 궁정 음악가 

바로크 시대에는 크고 작은 궁정들이 여러 지역에 있었기에 궁정 음악가의 수요가 많았습니다. 대표적인 ㄱ우정 음악가로는 음악을 작곡하고, 음악가들을 감독하고 훈련시키는 궁정 악장이 있고, 그 외에도 오케스트라 연주자와 가수, 합창단이 있습니다. 궁정 악장과 음악가들을 부르는 다양한 명칭들이 존재했지만, 일반적으로 이탈리아에서는 교회 악장과 마찬가지로 'maestro di cappella'였고, 독일어권에서는 'Kapellmeister'였습니다. 궁정의 크기와 지역을 불문하고 성악에서는 이탈리아 가수들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궁정의 크기에 따라 음악가들의 출신 지역이 차이가 났습니다. 작은 궁정에서는 궁정 인접 지역에서 음악가들을 뽑았고, 큰 궁정일수록 외국의 음악가들을 불러들였습니다. 출신 지역 궁정에 고용 기회가 없을 때 지역 군주의 허락을 얻어 다른 곳에서 자리를 찾았습니다. 

 

궁정 음악가의 역할 범위를 결정하는데 궁정의 규모와 환경이 큰 변수로 작용했습니다. 큰 궁정에서는 음악가들이 오로지 음악가로서만 고용되었던 반면에, 작은 ㄱ우정에서는 연주 외에 다른 임무도 요구되었습니다. 궁정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은 음악가이자 궁정 하인이었습니다. 큰 궁정에서는 음악가가 부수적인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면제되었지만, 작은 규모의 궁정에서는 이중 역할을 해야만 했습니다. 따라서 후자의 경우,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하인을 구하든지, 음악가에게 궁정의 다른 임무를 맡기든지 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궁정 오케스트라는 음악적으로 특정 작곡가의 음악과 비교적 쉬운 작품들로 레퍼토리가 한정되는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궁정 오케스트라 음악가의 대부분은 이미 궁정에 고용된 음악가의 아들 혹은 친척이었습니다. 아버지가 자식을 가르쳤고, 아이가 기본적인 훈련이 끝나면 아버지와 함께 궁정 오케스트라에서 무보수로 연주하는 것이 가능했습니다. 이것은 나중에 아버지의 직위를 계승하여 고용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궁정 음악가들은 초등학교 정도의 교육을 받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일반적으로 악기 훈련은 학교를 다니면서 혹은 졸업 직후에 이루어졌습니다. 18세기까지 음악 전문학교가 없었기에 필요한 교육은 다음의 3가지 중 한 가지로 행해졌다고 합니다. 

  1. 기존 학교 안에서 음악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할 것(이 경우 악기교육보다는 성악 교습이 강조되었다고 합니다. )
  2. 음악에 대한 일반적 지식 탐구
  3. 특정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능력 계발

개인 교습 혹은 시립 나팔수 양성소가 있었습니다. 시립 나팔수 양성소에서는 많은 오케스트라 음악가들이 훈련을 받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는 개인교습보다 적은 비용이 들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하위 계층의 사람들도 음악을 직업으로 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습니다. 흥미롭게도 트럼펫과 팀파니는 오로지 허가를 받은 궁정 주자 혹은 군대 연주자만이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나팔수의 경우, 군대 악단 연주자가 궁정 연주자로 임명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특정 악기 연주자가 우대를 받는 것은 궁정 오케스트라 내에서는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수석주자나 복잡한 임무를 맡은 연주자들이 더 많은 급료를 받고 동료들 간에도 우대되었습니다. 특정 악기 연주자들이 우대를 받지 않았던 이유는 부분적으로 18세기까지 음악가들이 하나의 악기만 연주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작은 규모 궁정일수록 오보에 주자가 플룻과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것이 관례였습니다. 트롬본 주자도 현악기를 연주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원래 연주하는 악기가 현악기였던 이들도 때로는 관악기 연주자로 나서야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