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학 (영어 Harmony, 독. Harmonielehre)
화성학은 장단조 조성체계에서 화음의 구성과 기능에 대한 이론으로, 여러 음으로 구성된 화음, 그리고 그 화음 사이의 관계 및 진행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대위법이 성부의 선적 진행과 그것의 동시적 울림에 대한 이론인 것처럼, 화성학도 수직적 측면과 수평적 진행을 모두 포괄합니다. 화성학은 다음의 이론적 전제가 형성되면서 탄생했습니다. 단 3화음과 장 3화음을 구별함으로써 3음으로 구성된 화음을 화성적 통일체로 파악하는 것(Zarlino, 1558), 3화음의 각각의 음의 위치가 바뀌어도 동일한 화음으로 보는 전위 가능성 인정(Th. Campion, 1613 ; Weckmeister, 1687 ; G. Keller, 1707), 옥타브에 관계없이 동일한 음명을 가진 음으로 구성된 화음을 음향적으로 동일시하는 것, 교회 선법이 해체된 것 등입니다.
라모(J. Ph. Rameau)는 '자연의 원리로 환원한 화성에 관한 논서'(Traite de Iharamonoe reduite a ses principes naturels, 1722)를 통해 근대적 화성학 이론을 확립했습니다. 근대적 화성학은 옛 교회 선법에 대면하여 장조와 단조가 관철되고 15세기부터 성부 진행에서 부수적인 것으로 인식되었던 화음이 중심 위치를 차지하고, 조성적 관계의 토대로 이해되면서 가능해졌습니다. 라모는 무엇보다도 화음의 전위가 화성적으로나 기능적으로 화음의 기본 형태와 동일하다는 것을 체계적으로 이론에 적용했습니다. 또한 화음의 3도 구성에 대한 이론에 근거하여 토닉, 서브 도미넌트, 도미넌트를 조성의 중심 화음으로 설정했습니다. 한 음계의 1,4,5번째 음층은 각각에 근거한 3화음과 함께 음악적으로 필연 관계를 구축한다고 본 것입니다. 고흐에 이르러 '중심적' 3화음(1,4,5 단계)과 '부수적' 3화음이 보다 뚜렷이 구별되었습니다. 라모와 코흐에 의한 화성학 이론의 대두에 따라 18세기까지 기본적 작곡론으로서 역할했던 대위법은 부분적 분야로 의미가 축소되었습니다.
19세기 들어와 화성학은 급격한 변화를 겪었습니다. 이 시기의 주요 화성학 이론으로 음층이론(Stufentheorie), 기초 저음 이론(Fundamentaltheorie), 기능 이론(Funktionstheorie)을 들 수 있습니다. 음층이론은 음계에서의 위치와 더 나아가 음 위에 쌓아 올린 3화음을 설명하는 것으로, 여기서는 로마 숫자 표기법이 사용되었습니다. 베버와 포글러에 의해 시도된 이 이론을 통해 전조에서 화성의 다양한 의미를 정확하게 표시할 수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C장조의 첫 번째 층 (C-E-G)은 'I'로, 네 번째 층 (F-A-C)은 'IV'로, 다섯 번째 층(G-B-D)은 'V'로 표기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표기방식은 특히 19세기에 형성된 화음 연결 이론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반면 제 히터(S. Sechter, 1853~1854)의 기초 저음 이론은 라모의 기초 이론에 근거한 것으로 모든 화음은 베이스를 토대로 구성된다는 점을 강조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그는 화음 연결의 관계성을 구축하는 요소를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이에 따르면 화음은 실제 드러난 베이스음의 연결을 통해서가 아니라 기본음의 연속으로 생각된 기초 베이스를 통해 관계성을 구축하게 됩니다. 제 히터의 기초 저음 이론은 교육 영역에서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화성 이론 분야에서 큰 영향을 미친 리만(H. Riemann)은 헬름홀츠와 슈툼프의 영향을 받아 기능 화성학을 전개했습니다. 기능 화성학은 종지형을 이루는 3개의 화음을 가지고 모든 화성 형태를 설명하는 것으로, 중심 화음은 음계의 1,4,5 번째 음에 쌓아지는 토닉, 서브 도미넌트, 도미넌트입니다.
이것들이 장 3화음인 반면, 장음계의 다른 음에 쌓인 3화음은 단 3화음입니다. 이들은 '부속 3화음' 즉 서브 도미넌트 병행 화음( II 도), '토닉 병행 화음(VI도), '도미넌트 병행 화음(III도)으로 불렀습니다. 이들은 서브 도미넌트, 토닉, 도미넌트와 3도 관계입니다. 음층이론 또는 제 히터의 기초이론이 어떻게 화음이 단계적 전개에서 서로 연결되는가를 보여준다면, 리만의 기능 이론은 화음 관계를 설명하면서 토닉으로의 조성적 중심을 향한 화성의 관계를 드러내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리만의 기능 화성학은 20세기 화성학에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20세기 들어 조성체계가 해체되면서 화성의 급격한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이 시기 조성과 무조성에 관련된 대표적 이론가로는 투일레(L. Thuille,1907), 쇤베르크(A. Schonberg, 1911), 센커(H. Schenker,1906~1935), 힌데미트(P. Hindemith, 1937), 포르테(A. Forte)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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